단테의 달의기억
어두컴컴한 감옥 안에 누군가 얼이 빠진 채로 앉아있다. "허…" 김삿갓의 허탈한 호흡이 채 흐트러지기도 전에… "누구냐!" 날카로운 목소리가 그 공간을 파고들었다. 아무래도 감옥을 지키는 자들에게 들킨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까?
"씨알이 먹히는 소리를 해야할 것 아냐!" 뻔뻔하게 옥을 지키는 자라고 말하는 것은 역시 먹히진 않은 것 같다… 불같이 화를 내며 검을 뽑아드는 자를 피해, 쫓기듯이 다른 구역으로 이동했다.
"…옥졸이 아니군." 의외로 무기를 꺼내든 우리를 뜯어보던 목소리의 주인은, 개의치 않는다는듯… 그러나 적의도 없다는 듯 터벅터벅 걸어왔다. 그러곤 오히려, 감옥 안에 든 누군가에게 말을 걸었다. "귀하가 설명해봐. 이들은 누구고,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그 자가 열심히 감옥에 있는 자에게 말을 걸지만, 그 안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하. 시체마냥 기운이 빠져가지곤." 가벼운 한숨을 내쉰 그 자는, 이번엔 우리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귀하들도 저 녀석을 보러 온 자들 아닌가? 뜻을 함께 도모하는 자들인가?"
"…뭐?" "그렇다는 건… 조정의 옥에 잡것들이 들었다고 간주해도 된다는 것인가?" 무어라 변명할 새도 주지 않고 우리를 향해 달려드는 자를 피해서, 우리는 황급히 다른 곳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