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객실문 너머로 피주머니가 된 W사 정리 요원들이 보인다. 그들은 순찰을 도는 것처럼 열차 안을 끝없이 배회한다. 격렬한 전투가 있었는지, 바닥에는 혈관이나 살점이 찐득하게 달라붙은 장비가 널브러져 있다. 아직까지는 이쪽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조용히 지나가면, 별 일 없이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널브러진 장비 중에 우리가 쓸만한 게 있을지도 모른다.
피주머니들에게 들키지 않고 빠져나왔다. 바닥에 있던 장비는 아깝지만, 이런 상황에서 무리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간 수감자는 좌우를 살피다가 나를 바라본다. 정리 요원이 밟고 있는 서로 다른 장비들이 보인다. 둘 중 하나를 가져오면, 이 칸의 모든 피주머니가 수감자의 위치를 알아챌 것 같다. 모두 챙기는 것은 욕심이다. 무엇을 가져오게 할지 정하자.
무기를 들어올리자마자, 다음 칸으로 도망쳤다.
장비를 들어올리자마자, 다음 칸으로 도망쳤다.
들키지 않고 지나가는 건 힘들 것 같다. 그렇다고 장비를 챙겨가기에도, 피주머니들의 경계가 삼엄하다. 차라리 이쪽을 눈치 채기 전에 먼저 공격하는 것도 방법일지도 모른다. 조심스레 다가간 뒤, 수감자들이 정리 요원을 기습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