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여기는 이제부터 흑운회가 주관하는 영역이다." "지나가고 싶으면 통행세를 내야할 거 아냐!" 아무런 무장도 하고 있지 않은 주민들에게, 흑운회로 보이는 자들이 길을 막고 겁박을 하고 있다. "...빌미를 한 번 만들더니, 이렇게 우리 구역까지 와서 설치는군." 앵두는 이를 아득거리며 분노를 숨기지 않는다. 저들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아이고, 감사합니다..." 흑운회의 횡포에서 벗어난 주민들이 저마다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한다. "헌데... 못 보던 행색이십니다만..." "혹시 뉘신지 알 수 있을런지요?"
"예에...?" 주민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이렇게 많은 분들을 이끄시고... 그저 지나가고 있단 말씀이신지요?" 어설펐나, 조금 더 고민을 하고 대답해야했던 걸까... "흑운회와 아무 관계가 없는데 이렇게 도움을 주실 이유가..." 그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다가.. "아, 아무튼 감사합니다." "살펴, 살펴 가십시오!" 그런 말을 남기고 후다닥 달아나버렸다.
"도시에서는 흔한 일이야." 수감자 중 누군가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 앵두는 어떻게 안되겠냐는 표정을 하고 서 있지만, 막상 뛰쳐나가지는 않는다. 앞으로의 전투나, 결국 마주할 뒤틀린 김삿갓을 상대하려면... 필요 이상의 전투는 지양하는 것이 좋겠지. 찝찝한 마음을 뒤에 남기고, 우리는 소란 옆을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