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그 방은 천장이 너무도 높았다. 그러나 너비가 좁아 어떻게 보아도 좁은 공간이라는 기분 밖에 들지 않았다. 그 안에는 노인 처럼 생긴 것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벽에 붙은 그림을 응시한 채, 그것은 꼼짝을 않고 그렇게 앉아 있다. 그것의 뒤에서는 검고도 짙은, 그리고 끈적한 연기가 스멀스멀 흘러나온다. 고독이라는 것을 형상화하면 아마도 저렇지 않을까. "젊은이가 이 방에는 무슨 일이지." 그것은 그림에서 눈 하나 떼지 않고 말을 걸었다. 언제부터 눈치채고 있었던 걸까. "나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겐가?"
"내 이야기는 길고도 길어서 자네 같은 젊은이가 듣다간 나 같은 노인이 되겠지." "이 길고 긴 이야기는... 단지 내가 집에 가고 싶었지만 도착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로 끝날 뿐이거든." 그것은 미련을 끊고 싶다는 듯, 긴 한숨과 함께 이렇게 말했다. "그림을 떼고 가져가게. 차라리 그러는 것이 나을테니."
어떻게 할까?
그림을 벽에서 떼어내자, 별안간 등 뒤가 묵지근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돌아보니, 진득한 연기가 아까보다 훨씬 많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내게는 그것이 유일한 집이었는데..." 최대한 할 말을 삼키려는 듯한 그것의 모습은 차라리 절규에 가까웠다. 다시 그림을 돌려놓으려고 하자... "아니! 그러지 말게... 가져가게. 나는 결심했으니." 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내가 자네의 집을 빼앗기 전에, 어서 가지고 달아나게. 어서." ...그 말을 따라 서둘러 그림을 들고 빠져나왔다.
[흑흑 왜 이걸 두는 거야. 하지만 고마우니 이거라도 가져가게. 그런데 너무 괴로워] 그것이 그림을 바라보는 것은 단순한 감상의 분위기가 아니였다. 응시를 넘어서는 집착, 어떤 의미에서는 애착과도 닮아 있었다. 그림을 가져가는 것은 그만두기로 했다. "어째서... 이걸 두는 게지..." 그것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사뭇 안도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 이것은 돌아가지 못하는 나의 집이지. 바라보고 있기만 해도 슬프지만... 바라보기라도 해야만 안도가 되는." "그림을 놔두어준 것은 괴롭지만... 고맙네. 대신 여비로 이것이라도 가져게나." 그것은 밝게 빛나는 무언가를 쥐어주더니, 다시 그림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 그것에게 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나오며 공간의 문을 닫으려 했다. 그 찰나, 닫혀가는 문틈 사이로 보였던 것은 흘러나온 고독과 같은 연기가 넘실거리고 터져나오는 모습이었다. 나는 황급히 문을 닫았지만... 조금 새어나온 연기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