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조용히 타들어 가는 촛불 소리가 들린다. 좁고 답답한 이 방안에 나무 인형 하나가 서 있다. 이 방을 가득 채운 부적은 소원의 부적일까. 나무 인형이 바라는 것이 있는 것일까.
부적을 떼자 나무 인형이 무릎을 꿇었다. 부적을 가져가지 말아 달라는 간청일까, 아니면 고맙다는 감사의 표현일까. 지금은 알지 못할 사실이다.
무언가에 홀린 듯 방에 있는 부적들을 떼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꺼져있던 촛불에 하나씩 불이 옮겨붙었고, 좁은 방 안은 이미 새하얄 정도로 밝은 방이 되어버렸다. 그 가운데에, 나무 인형은 자유로워진 모양새가 되어 있었다. 그것은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손을 내밀어 무언가를 쥐어주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인형은 그저 그곳에서 삐걱거릴 뿐이다. 손에 쥔 부적은 어느새 끈적한 피가 되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렸다.
눈에 보이는 모든 부적을 떼기 시작했다. 나무 인형이 어쩔 줄 몰라하며 방 안을 서성인다. 무시하고 계속 떼어냈다. 붙어있는 부적이 거의 남지 않자, 나무 인형은 그만두라는 듯 수감자들 앞을 가로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