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허름한 방 안에는 기계장치가 놓여 있었다. 이리저리 크고 작은 태엽이 달려있는 장치의 정중앙에는, 크고 길다란 레버가 달려있었다. 굉장히, 당겨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할까.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마시멜로 앞의 어린 아이처럼 충동적이고 달콤한 일이다. 레버를 힘차게 아래로 당기자, 짜그락거리는 소리가 함께 딸려 들려온다. 느릿하게, 또는 빠르게 태엽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떤 것은 시계 방향, 또 어떤 것은 시계 반대 방향. 점점 움직임이 사나워지는 것만 같은 장치를 쳐다보며, 가슴이 졸아 드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횃불 더미마침내 장치는 멈췄다. '어… 이거!' 바닥 한 가운데에서 끼리릭 거리는 소리와 함께 조그마한 나무 상자가 밑에서부터 올라왔다. 조심스레 그 상자를 열어보니, 횃불 더미가 그 안에 들어있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어두운 곳에서 잠시 나마 위안을 줄 정도는 될 것 같다. 챙겨서 방을 나서기로 했다. --- 마침내 장치는 멈췄다. '바, 방이?!' 마치 움직임을 대신한다는 듯, 방 전체가 덜걱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천장이 쪼개지듯 열리며 수만 개의 못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밖으로 뛰어!' '아이씨, 내가 건들지 말랬지!' 수감자들과 함께 다급히 뛰쳐나왔지만, 피해를 피하지는 못한 것 같다.
나는 아이도 아닐 뿐더러, 충동을 참을 정도의 인내심도 갖고 있다. 눈 앞의 유혹을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이는 건 좋지 않다. '그래, 잘 생각했어.' 수감자들과 함께 방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