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기와지붕 아래, 짙게 내려앉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 벽에 기댄 채 서 있다. 그는 말없이 나와 수감자들을 바라보다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질문 하나를 던졌다. “너희는… 상대의 뼈를 깎아내기 위해, 자기 살을 내어줄 수 있는가.” “각오가 섰다면, 이 검을 가져가라.” 내밀어진 칼은 언뜻 보기에도 불길한 기운을 풍긴다.
“육참골단. 이대도강.” “베어질 각오를 품어야, 더 깊이 베어낼 수 있다.” 칼을 받아 들자, 그가 말한 베어질 각오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베지 않을 자에겐, 검도 각오도 무용할 테지.” 상대는 칼을 다시 허리춤에 매달고,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