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어느 골목, 거칠게 그려진 듯한 포스터가 붙어있다. 포스터에는 작은 안내 문구와 함께, 어느 장소로의 안내가 있다. '시간은 없고 불만만 있는 당신, 유로지비로. 부조리함에 수긍하며 살텐가? 부조리함을 부수기 위해 살텐가? 간절하게 바라고 바라면, 가능하다. 원한다면, 이 포스터를 떼어내 열차표로 삼아라. XXX 골목길에서 XX도 방향으로 일속 120km의 속도로 혼자 올 것.'
유로지비가 어떤 의도로 단원들을 모집하는 지는 궁금하긴 하지만, 여기서 굳이 시간을 소모하는 것은 아까운 일이다. 포스터에서 눈을 떼고 수감자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먼 곳에서 누군가가 다가온다. "이봐, 그 잔은..." "그래. 언젠가 들어본 적이 있어. 단원의 차림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부의 재분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가 있다는 걸." "고생이 많군, 동지... 이 기계가 도움이 될 거야." 그는 무슨 오해를 한 것인지, 나의 어깨를 툭툭 두드린 뒤, 무언가를 쥐어주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