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여긴 선술집인가?" 술집처럼 보이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기분 좋은 듯 떠들고 있다. 자연스럽게 빈자리 하나를 찾아 앉으니, 근처에 앉은 이들이 말을 걸어왔다. "뭐야. 못 보던 얼굴인데?" "기분 좋은 날 괜히 힘 빼지 말고 앉아. 오늘은 거슬려도 다 봐주는 걸로." "옙! 알겠습니다, 누님!" 주변 사람들은 모두 검을 차고 있다. 검에는 신기한 구름무늬가 물결처럼 새겨져 있다. "요즘 새로 생긴 조직 보셨습니까?" "아, 그... 창을 주무기로 쓴다던..." "최고의 무기인 검을 두고, 그런 걸 쓰다니." "솔직히 우리가 엄지 산하긴 하지만, 주먹이나 총보단 검이 더 멋있잖아." "마침 여기 공정한 시선으로 봐줄 사람이 있네." 시선이 나와 수감자들을 향한다.
"이 자식 묻을까요?" "쯧. 우리가 검이 뭐 진짜 최강의 병기라고 생각해서 말하겠냐." "여기 다 검 찬 놈들 밖에 없는 거 안 보이냐? 눈치 안 챙겨?" "얘들 화났네. 너희가 맞장구 좀 쳐주지 그랬어." "난 먼저 가봐야겠다. 내 말 기억하지? 이 사람들 건들지 말고." "넵, 누님!" 대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가자, 술집 내부의 분위기가 금세 살벌해졌다. 조용히, 그리고 조심히 자리를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