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칸과 칸 사이, 길을 막고 있는 의체가 보인다. 혹시 피주머니일까 싶어, 조심스레 가까이 다가갔다. 피주머니는 맞지만, 활동할 수 없는 상태로 보인다. 자세히 보니, 기계로 이루어진 관절 사이로 말라붙은 내부가 훤히 보인다. 부풀어오른 혈관은 강철의 틈을 비집고 나와 붉은 결정이 되어 의체 곳곳에 솟아올랐다. 그 표정은 알 수 없지만, 발버둥치며 꺾인 자세를 보며 참혹한 고통이 뒤따랐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혈귀에게 당한 것은 틀림 없다. 결정화된 혈액과 의체 사이로 삐져나온 말라붙은 장기를 본 수감자들이 경계심을 높인다. 수감자들과 상의 끝에 피로 이루어진 결정 일부를 떼어가기로 했다. 이건 쓸모가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