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돌담을 따라 걷는데, 검을 차고 있는 두 행인의 말 소리가 들렸다. "이곳 사람들도 딱해..." "뭐, 날개가 그렇게 하겠다는데 그저 깃털들이 무얼 할 수 있겠나." 한 명의 옷차림이 조금 유별난 걸 보니, 외지의 사람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흑운회 놈들이 이렇게 치고 들어오는 것은 좀 과한 것 같은데." "그런 자잘한 것에 신경 쓰기엔, 날개는 이미 푸드덕 거리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으니." 지금의 S사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같다. "마침 외지의 인물이 더 늘은 것 같군." 어느새 앞을 걷던 자들이 멈추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흑운회... 로는 보이지 않는군. 혼란한 뒷골목에서 한탕 하려는 양민으로 보이지도 않고." "그래, 자네는 작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무어라 답해야 할까.
"안타깝다라..." 검을 찬 자가 팔짱을 낀 채로 한숨을 푹 쉰다. "그래, 그리 생각할 수도 있겠지. 생각은 자유히 해야하는 법." "그러나 별 생각이 없을 것이라면, 함부로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도 죄악일 수 있음은 알았으면 좋겠군." 둘은 어딘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등을 돌려 어딘가로 걸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