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시끌벅적한 공간에 조명 하나가 그 곳을 강렬하게 비추고 있다. 마치 닭들의 무도회... 가 열리고 있는 것 같다. "저건 탱고로군요." 춤인지 씨름인지 모를 무언가를 쳐다보고 있자니, 하나의 닭에게서 양념이 새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정작 본계는 모르는 듯 한데...
"그대!!!!! 양념이 새어나오고 있소!!!!!!" "크게 말하지 마, 바보야..." 지적받은 닭은 황급히 자신의 등(이라고 생각되는 곳)을 만지작 거렸다. 서글프게도, 그것에게 촘촘하게 매어져야 할 실매듭이 헐거워진 상태였다. "끼에, 끼이에엡..." 자신은 도저히 할 수 없다는 것일까. 양념을 뚝뚝 흘리며 다가온 그것은 손(혹은 날개)에 실과 바늘을 쥐고 있었다. 꿰메어 달라는 뜻일까?
"말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말이야~ 지금 꽤 행복해보이지 않아? 좀 더 지켜보는건 어때?" "양념이 다 빠지면 어떻게 하지." "그냥 양념이 덜 배어든 닭이 되는 거 아닐까요." 이윽고, 양념이 더 이상 흘러나오지 않게 되었다. "끼엣!" 몸이 가벼워진 걸 눈치챈 것일까? 그것은 갑작스레 고난이도 동작을 선보였다. "놀랍군." 주변에서 춤을 추던 닭들 마저 넋을 놓고 그것을 바라보더니, 이내 기묘한 함성소리 같은 것을 내며 그것에게 다가갔다. 그것들은 헹가래를 치면서 조명 밖으로 사라져갔다. 남은 것은... 흐른 양념뿐.
"으음~ 맛있는 향기가 나는데, 어~디~서 나는 것인지 모르겠네?!" "...좀 더 그럴 듯한 연기는 안되나 보네요." 수감자의 외침 덕인지, 격렬하게 춤을 추던 닭들이 동시에 멈춰섰다. 서로의 등을 살펴보던 닭들은, 곧이어 양념이 새어나오는 진원지를 찾았다. "끼에, 끼엡." "기에." 그들은 당황하지 않고 실과 바늘로 그것의 등(이라고 생각되는 곳)을 봉합했다. 그 모습은 능숙하며 빈틈이 없었다. 봉합이 끝나자, 그들은 조명 밖으로 총총총 사라져 갔다. 남은 것은 그들이 쓰던 실과 바늘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