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길을 막고 있는 자들이 눈에 띈다. 책상에 마주 앉아 서로에게 고함을 치고 있다. "이 풍부한 육즙을 봐! 줄줄 흘러내리면서 강조되는 살코기 결... 이게 참 치킨이지!" "틀렸다. 기름기 한톨 찾아볼 수 없는 담백한 이 맛. 이게 진짜 치킨이지." 둘은 동시에 이쪽을 바라보며 말한다. "거기 너! 둘 중 뭐가 더 맛있나!"
"그건... 그렇지." "반박할 수 없는 정론이로군." 그들은 삿대질 하던 손을 내리고 흥분을 가라앉혔다. "이상한걸로 싸우고 있었군, 그래." "그래... 진리는 치킨이 언제나 옳다는 것인데." 그들은 뜨거운 악수를 나누더니, 가운데 놓인 치킨을 버켓 째로 우리에게 주었다. "현명한 자는 둘 다 먹을 자격이 있지. 받아주길 바란다."
"거봐! 다리살이 맛있다잖아!" "맛을 알지 못하는 자로군." 가슴살을 쥔 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한숨을 푹 쉬었다. "어이! 상이다. 네게도 다리를 하나 가질 자격이 있어." 다리살을 쥔 자는 흡족하다는 듯 치킨이 담긴 버켓에서 다리살을 하나 꺼내 주었다. "앞으로도 다리살을 잘 부탁한다고!" 뭘 부탁한다는 지는 모르겠지만, 꺼내 준 다리살을 받아들고 나왔다.
"말도 안돼! 이 육즙의 향연을 포기한다고...?" "육즙이 아니라 지방이다. 건강하고 담백하며, 양도 많은데다 먹기도 편한 가슴살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지." 가슴살을 쥔 자는 흡족하다는 듯 그렇게 읊조렸다. "자, 자네에게 상일세. 이 가슴살을 받게나." 치킨이 담긴 버켓에서 커다란 가슴살이 하나 꺼내어졌다. "득근하시게. 건강하시고." 득근이 무슨 말인 지는 모르겠지만, 꺼내 준 가슴살을 받아들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