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여기는 어둡고 안개가 낀 초록빛 덩굴 숲이다. 썩은 것 같지만 아직 움직이는 사과 하나가 급하게 내 앞으로 다가온다. "제발 저를 숨겨주실 수 있나요." "저는 그냥 작고 불쌍한... 저주받고 버려진 사과일 뿐이예요." 내가 무어라 대답할 새도 없이, 사과는 내 다리 뒤에 작은 몸을 숨겼다. "......." 멀리 덩굴 숲의 안개 안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은 거대한 덩굴로 이루어진 말. 그리고 그 위에 타고 있는 장미 머리를 한 어떤 것이었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나의 앞에 서는 덩굴말은, 숨을 내쉴 때 마다 짙은 풀냄새를 풍긴다. "내가 누군가를 사냥하고 있다. 급히 처리해야할 것이지." "주제도 모르고 공주가 되어버릴 사과, 바로 그것을 찾고 있다." "그것이 이리 지났을 것이다. 어디로 갔는지 아는가?"
"모르는 건가? 그렇게 정해진 이야기라면, 그대로 따라가야만 하겠지." "하지만… 그 다리 뒤에 숨은 것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겠군." 다리 뒤에서 떨고 있던 사과를 본 것인지, 그것은 위협적으로 물어왔다. 수감자들과 상의한 뒤, 거짓말을 해보기로 했다. "…사과가 아니라 석류라고? 그대는 그걸 거짓말이라고 하는 건가?" "더 말할 이유가 없군. 비키지 않으면 그대들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격렬하게 올가미를 휘두르며 수감자들에게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