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탕- 탕- 탕- 플라스틱과 같은 무언가가 부딪히고, 그에 맞추어 액체가 출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은 어느 회사의 직원이었던 것만 같다. 낡았지만 정갈해 보이는 복장과 사원증이 그를 반증하고 있다. 사원증은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낡았고 오염되었다. 엔케팔린이 가득찬 박스를 머리에 뒤집어쓴 채, 하염없이 격리실로 보이는 곳의 문을 머리로 박고 있다. 그의 목에는 고무 오링이 걸려있다. 엔케팔린이 흘러 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것일까.
탕-탕-탕- 계속해서 머리를 문에 부딪히는 소리와 액체가 출렁이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을 그저 빤히 들여다보고 듣는다. 자세히 들어보니 그 소리는 리듬이 있었다. 어쩌면 그 리듬안에 환희가 있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