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이곳은 가시덩굴로 만들어진 거미집. 거미집은 한때 축하에 쓰였을 꽃으로 채워져 있다. 누군가의 피로 채워져 있는 듯한 꽃과, 그 사이를 기어 다니는 신랑 신부. 이들이 기어갈 때마다 손과 발에서 피가 배어 나온다. 한쪽의 피가 너무 많이 쏟아지기 전에 다른 한쪽과 위아래를 바꾸며 움직이는 듯하다.
피에 얼룩진 꽃을 떼어가니 그것은 기뻐했다. 축복의 꽃들은 어느새 저주가 되어 이들이 거미집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꽃은 그것들이 심고 기른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알량한 마음이 꽃잎을 자라게 만들고 있을 뿐이다.
가시덩굴을 뜯어내자 그것은 괴성을 질렀다. 자신들을 아프게 하는 장소일지라도 이들에게는 집이다. 보금자리를 망치는 자는 미움을 받는다. 섣부르게 아픔에 다가가려 하는 것은 독일지 모른다. --- 가시덩굴을 뜯어내려 했지만, 생각보다 그 덩굴이 질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몇 번을 더 힘을 썼지만, 남는 것은 손바닥에 남은 상처들뿐이었다. 그것들은 조용한 모습으로 그저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화가 난 것 같기도,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