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광장에 한 사람이 서 있다. 한쪽 팔을 휘적이며 이쪽을 바라본다. 머리에 있는 구멍은 그자의 눈 같기도, 탄환이 뚫어낸 자국 같기도 하다. 아마, 그건 손에 들고 있는 리볼버로 만들어낸 바람구멍이다. 사람은 총구를 나에게 겨눈다.
겨눠진 총구는 두렵지 않다. 방아쇠를 당기더라도. 몇 번이고 격철이 움직이더라도, 사람은 자신의 머리에 총알을 박을 테니까. 나에게 향한 총구는 순식간에 자신을 향했고, 이내 불을 뿜는다. 사람은 사라지고, 잿빛 코트만 바닥에 덩그러니 남았다.
맞아야 할 운은 피하면 도망간다. 맞지 않으려 한 불운은 기어코 쫓아오기 마련이다. 총구는 사람의 머리로 돌아갔지만, 탄환은 우리에게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