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소금 내와 악취가 섞인 황량한 갯벌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옥빛 바닷물은 이미 무엇도 품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눈앞에 거대한 조개가 걸어가고 있다. 조개가 걸을 때마다 악취가 뒤섞인 녹색 오물을 뿌린다. 더러운 것을 조개가 머금은 걸까, 조개한테서 더러운 것들이 나오고 있는 걸까.
녹색 오물을 헤치고 다가간다. 오물이 가득한 벌에 발이 잠길 때마다 끔찍한 고통이 따라온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걷기 힘든 장소인 것도 이유이지만, 더 걷다간 다리가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잠시 그렇게 망설였던 순간, 그것은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해 버렸다.
유리병에 녹색 물질을 담는다. 그것을 거대한 조개의 입으로 던져넣는다. 갑작스레 입에 들어온 오물이 당혹스러운 걸까. 유리병을 바닥에 뱉어낸 조개가 오물 사이를 뚫고 이쪽으로 달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