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이 표지판은 무엇을 가리키는 걸까. 자신을 나무에 동여매어 무언가를 알리고 있다. 절박하게 알리는 그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덩굴을 풀어내려 할 때마다 누런 살점이 투둑투둑 떨어진다. 몸을 조이고 상처를 내 고통을 주는 줄 알았던 덩굴은 아이러니하게도 형체를 잃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다. 살점을 잃어만 가는 모습에 몸부림치는 몸통은 주변에 널린 꽃송이들로 비명을 지른다.
무엇을 그리 절박하게 알리고 싶어했는지 모르겠지만. 올바른 것을 가리킬 것 같진 않다. 다음에 헷갈리지 않도록 수감자를 시켜 표지판을 넘어뜨렸다. 그러자 장미덩쿨이 다시 표지판을 일으켜 세우고, 사방에 장미가 피어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