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증기가 자욱하다. 단순히 물이 끓어 맺힌 것이 아닌, 갈색 빛을 띈 증기다. 그 너머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음! 역시 술은 병 째로 마셔야 맛이지!" "요즘엔 서쪽에서 온 술이 입에 맞더군." "어이! 너는 술 좋아하나?"
"에잉! 진짜 좋은 술을 안 마셔 봐서 그래~ 자!" 그래도 한사코 거절한다. "진짜...? 이 귀한 걸 안 마시겠다고?" 역시 거절한다. "쳇... 흥이 식었어." 그것은 마시던 술병을 내려놓더니, 증기 속으로 다시 돌아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