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고통 소리가 뜨거운 열기 속에서 울려 퍼진다. 짐승의 소리인지 사람의 소리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지글거리며 타는 소리와 살이 타는 냄새가 공간 속에 스며든다. '제발! 물 한 모금이라도, 누가 물 한 모금이라도 나에게 줘!'
물을 입 안으로 흘려 넣자, 곧바로 속에서 수증기가 터져 나온다. 달궈진 몸은 물 한 모금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물이 끓어 터진 괴로움 때문인지, 갈증을 달래지 못한 아쉬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황소는 날뛰며 여기저기 몸을 부딪친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달려들어 달궈진 몸통을 부딪친다.
몸을 치켜들고 싶지만 치켜들 수 없는 몸으로 황소는 땅 가운데에서 크게 울부짖는다. 그 소리가 너무 고통스러워 문득 울고만 싶어진다. 깊고 깊은 울음이 내내 허공을 맴돌았다.
달궈진 놋쇠 안으로 물을 흘려보낸다고 의미가 있을까. 대신 더운 열기에 힘들어하는 수감자들에게 물을 마시게 했다. 황소가 절규하듯이 울부짖는다. 그래도 수감자들이 목을 축여서 다행이야. 그렇게 생각할 때쯤 황소가 우리를 노리듯 정면으로 달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