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사람 가죽을 덮어 쓴 무언가가 제자리에서 삐그덕 거리며 춤을 추고있다. 그것은 이윽고, 나를 발견한다. 거미처럼 다그닥거리며 다가온 그것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저는 어제 이런 표정을 지었어요." 휘익휘익. 타다닥. "내일은 어떤 표정 지을 것 같아요?" 휘릭. 타다다닥. "우리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만 할까요?"
"웃어? 웃어? 웃어!" 소음과도 같은 괴기한 웃음 소리가 퍼진다. "웃을게! 웃을게!" 찌익, 휘리릭. 타다닥. 굳은 가죽이 억지로 늘려지는 소리, 표정이 정신 없이 바뀌는 소리. 그 모든 것들이 한 차례 휩쓸고 간 후에야, 나의 가죽을 앗아갔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표정을 짓지 말라고?" "그거 어떻게 하는 거지?" "어떻게? 어떻게?" 찌익, 휘리릭. 타다닥. 혼란스러워 하는 듯한 소리와 빠르게 회전하는 소리가 어지럽게 울리더니... "......." 어느 순간, 그것이 있던 자리에는 가죽으로 된 가면 만이 남아있었다.
"우에에에에엥!" 오만 생명이 함께 울부짖는 것만 같은 소리가 귀를 찢을 기세로 퍼져나왔다. "으아앙! 으아앙!" 정신을 쏙 빼놓을 것만 같은 그 울음소리가 그쳤을 때는, 피폐해진 정신만이 남기고, 그것이 사라진 후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