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중앙 구역 한 켠에서 유리관을 발견했다. 그 유리관의 안에는, 분명히 말라 붙었지만 아직도 생동감 있게 움직이고 있는 생명체의 일부분 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비극적인 전시로군…' 관은 쉽게 열 수 있게 되어있었다. 원한다면, 하나 쯤 가져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엔 어떻게 할까?
빛나는 두개골빛나는 두개골을 챙겼다. 은은하게 빛이 나는 데다가, 왠지 모를 따스함까지 느껴져서 기분이 묘하다. 다른 관은 열리지 않는다. 하나만 가져갈 수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 두개골을 챙기고, 관 앞을 떠나갔다.
피 흘리는 손피를 흘리는 손가락이 눈에 띄었다. 관을 열어 그걸 쥐니, 절단면에서 계속해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고통스러운지 계속해서 움찔거리는 손가락을 챙겼다. 다른 관은 열리지 않는다. 하나만 가져갈 수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 손가락을 챙기고, 관 앞을 떠나갔다.
조롱하는 혓바닥꿈틀거리는 혓바닥이 시선을 계속 자극한다. 관을 열어 그걸 잡아보니, 손바닥 안에서 자꾸 찰딱거리며 움직인다. 자꾸 이 혓바닥이 조롱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다른 걸 고르려고 했지만… 다른 관은 열리지 않는다. 하나만 가져갈 수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 혓바닥을 챙기고, 관 앞을 떠나갔다.
아무것도 챙기지 않기로 했다. 기분 나쁜 신체기관을 굳이 건드리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우리는 관 앞을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