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달의기억
방 안에는 낡고 부서진 상자들이 수십 개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으윽, 거미줄…' 그것들을 대강 치워내고 보니, 그 밑에는 커다란 상자가 세 개나 놓여있었다. '이것들, 다 잠겨 있는데.' '열쇠 구멍은 다 똑같은 것 같아요!' '…하지만 열쇠의 재질이 무르구료. 하나를 열면 다시 빼서 사용할 수는 없겠소.' 결국 한 번의 기회만 있는 것 같다. 어떤 걸 열어봐야 하지?
'이건…' 상자 안에서는 낡은 투구가 나왔다. '오옷?! 이것은 기사를 상징하는 투구 아니오?!' 수감자 하나가 격렬하게 반응을 하며 투구를 매만진다. 나쁘지 않은 수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투구를 챙기고(정확히는 투구를 챙기고 정신이 나가있는 수감자를 챙기고) 우리는 방을 떠났다.
진동을 강화하는 E.G.O GIFT 획득.'이건…' 상자 안에는 낡은 망치가 있었다. 손잡이 부분에 갈라짐도 심한 것이, 본래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가 않다. '이런걸 어디에 써먹으라는 거야!' 수감자들은 저마다 다른 걸 골랐어야 했다며 탄식을 뱉어냈다. 하지만, 뭐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망치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자신을 가지고 가라고 말하는 듯 하다. '뭐야, 그거 가져가려고?' 수감자들은 쓰레기를 굳이 왜 챙기냐는 듯 말했지만, 나는 망치를 챙기고 방을 떠났다. --- '…없잖아?' 상자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먼지 몇 톨이 오래간만에 만난 바깥 공기에 신나 굴러다니고 있을 뿐. '그러니까 내가 저거 고르라고 했잖아~' '아니, 저것도 비었을 것이다.' 수감자들이 볼멘소리를 내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방을 떠났다.
출혈을 강화하는 E.G.O GIFT 획득.'이건…' 상자 안에는 낡은 못이 있었다. 못 한 뭉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조금 크기가 큰 못이 하나 놓여있을 뿐이었다. 녹도 잔뜩 슬어있다. '무슨 이딴…' 수감자들은 질색하며 하나 밖에 없는 열쇠를 이렇게 소모했다는 데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다고 얻은 것을 버리기도 좀 아까우니까, 안 쓸 거면 나를 줘.' 하지만 그 중에 관심을 보이는 수감자도 있었기에, 그에게 못을 넘겨주고 방을 떠났다. --- '…없잖아?' 상자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먼지 몇 톨이 오래간만에 만난 바깥 공기에 신나 굴러다니고 있을 뿐. '그러니까 내가 저거 고르라고 했잖아~' '아니, 저것도 비었을 것이다.' 수감자들이 볼멘소리를 내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방을 떠났다.